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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연꽃등 하나에 300번 손길… 수행 따로 없죠” 덧글 0 | 조회 2,197 | 2010-01-13 00:00:00
관리자  


“연꽃등 하나에 300번 손길… 수행 따로 없죠”



2009-04-15 03:00 2009-04-15 03:24 여성 | 남성







내달 2일 ‘부처님오신날’… 봉축 연꽃등 만드는 정명 스님

10일 오후 경기 가평군 아침고요수목원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작은 사찰. 불그스름한 연꽃등이 곳곳에 봄꽃처럼 탐스럽게 매달려 있다. 불교계에서 ‘연꽃스님’으로 알려진 비구니 정명 스님(55)이 주지로 있는 연화세계다. 스님의 날랜 손이 본을 뜨고 천을 오려낸 뒤 연꽃 모양을 만드는 과정을 하나하나 되풀이했다. 드디어 2시간 만에 만개(滿)한 연꽃등이 눈앞에 나타났다.

○ 올 연등축제 아기부처 행렬 이끌어

“실제 연꽃잎은 15개인데 풍성한 모습이 좋아 20개로 만들고 있습니다. 등 하나 만드는 데 300번 가깝게 손이 갑니다. 하지만 이 등을 보고 불심()을 찾을 분들을 떠올리며 정성을 다하고 있습니다.”

부처님오신날(5월 2일)을 맞아 24일 전국에서 시작하는 연등축제는 봉축 행사의 하이라이트다. 정명 스님은 연등 중에서 가장 불교적인 의미를 지닌 연꽃등을 처음 만들어 봉축 행사를 화려하게 했다. 2000년 연꽃등을 처음 만들었고 이번 축제에서도 아기부처를 모신 연등 행렬을 이끈다. 연꽃 사진도 찍고 연꽃 음식도 만드는 스님은 2002년 연꽃 재배를 위해 아예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이곳으로 이주했다.

○ 연꽃등 만드는 것이 수행

스님은 승가대를 다니면서 꽃꽂이를 배웠지만 연꽃과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은 것은 1993년 성철 스님 사십구재 때였다. 성철 스님의 딸인 불필 스님이 제단을 특별하게 만들 수 있느냐고 부탁한 것. 겨울이라 생화를 구할 수 없어 250여 개의 조화 연꽃으로 제단을 장식한 뒤 연꽃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봉축행사를 위해 연꽃등을 만드는 행위 자체가 스님에게는 수행의 과정이다. 스님은 “한동안 건강이 좋지 않아 얼마 못살겠다는 생각도 했다”며 “이왕이면 좋은 일 하다 죽고 싶어 주변 분들을 위한 연꽃등을 만들어 하나씩 나눠줬는데 점점 건강해졌다”고 말했다.

연꽃과는 어떤 인연이 있을까. 빙그레 웃던 스님이 입을 열었다.

“속명이 심갑식()인데….(웃음) 오행으로 따지면 나무()에 해당하는 갑, 심는다는 식(), 여기에 성에 물에 가라앉는다는 심이 있으니 그게 바로 연꽃이죠. 속명은 잊은 지 오래지만 연꽃하고 죽고 못 사는 걸 보면 인연이라는 게 따로 있나 봅니다.”









○ “으로 혼탁한 세상에 맑은 꽃 피워야”

연꽃 얘기를 하면서 스님의 눈이 차츰 붉어졌다.

14세 소녀는 어머니를 따라간 한 사찰에서 인연이 있다며 출가를 권유받았지만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밤새 귓전에 목탁 소리가 끊이지 않아 잠을 잘 수 없었다. 결국 10일 만에 삭발한 뒤 1970년 16세 때 출가했다. 스님의 남동생도 산문에 들어섰고 10여 년 전 작고한 어머니도 60대의 나이에 초정이라는 법명으로 불법을 모셨다.

21∼25일 서울 조계종 총무원에서 연등전시회를 갖는 스님은 부처님이 이 땅에 온 의미를 이렇게 말했다. “연꽃이 진흙 밭에서 자라지만 결코 물들지 않고 때를 타지 않습니다. 부처님께서 일러주신 대로 바르고 지혜롭게 살면 깨달음을 가로막는 탐진치() 3독()에 물들지 않고 맑은 꽃을 피울 수 있습니다.”

가평=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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